• 제목 주부시인 조규자 시집 '바람에게 길을 묻다'
    작성자 민들레 작성일 2013-08-26 오후 5:29:11 조회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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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소개
     
    주부 시인 조규자 님의 생활서정을 담은 시집.
    후천적 간질 증상인 뇌전증을 앓는 아들을 돌보면서 절망과 안타까움, 감사와 소망의 정조를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자는 “아픔을 곱씹으니 모두 다 고맙고 고맙다”고 거듭 고백한다.
     
    이 책을 읽는 당신, 삶의 평범함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또 위로받게 될 것이다.
     
    ▣ 추천의 글

     
    내가 아픈 만큼 아픈 자에게 진실로 접속됩니다.
    여기 아들의 고통을 통해 세상의 고통을 만나게 된 진실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병과 증상 이전에, 한 존재를 있는 그대로 수긍하는 존재의 긍정으로서의 시선이 있습니다. 보이는 외양 속에 숨어 있는, 맑은 영혼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형상 너머의 눈이 있습니다. 고통과의 오랜 조우 속에서 우리가 알던 상식을 넘어 새로이 질문하는 시가 있습니다. 장애인과 정상인의 색안경을 벗어버린 ‘이방인에서 친구로’ 나아간 참다운 눈의 開眼을 보여주는 시가 있습니다.
     
    ‘맑은 눈을 가진 욕심 없는 내 아들이 있어
    아픔 속에서 감사하는 아이들의 눈망울이 있어
    세상이 이만큼이나마 맑은지도 모른다’고 뒤집어 생각하기 시작하는 시가 있습니다.
     
    물음 앞에서, 누가 주는 자이고 누가 받는 자인가. 누가 아프고 누가 아프지 않은가, 누가 수레를 끌고 누가 수레를 밀고 가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하는 시가 있습니다. 솟아나는 구원의 자리를 침묵으로 들여다보게 하는 다음어지지 않은, 생의 고갱이로서의 언어가 있습니다.
    - 김해자(시인, 산문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다 이상했다> 저자)
     
    ▣ 함께 읽는 시
     
    <그렇게 해 주소서>

    화려한 꽃들처럼 생을 꿈꾸지 않았습니다
    지나쳐도 돌아보지 않는 들의 풀처럼
    오로지 제 아름다움에 취해 허리 굽혀
    손 내밀어 안아줄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긴 여름 뙤약볕을 이기고
    매서운 바람 당당히 맞서 시린 겨울도 견뎠습니다.
     
    잠시 머물다 갈 생인 줄 압니다
    그러나 내가 머문 자리 잠시일지도 모를
    이 땅에 가지가 자라고 뿌리를 내렸습니다
    더불어 살아갈 또 다른 생을 위해 내 삶 저버리고
    기도하고 희망하며 온 날을 살았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살았다 칭찬하시렵니까
     
    더 많이 참으라시면,
    더 부드러워지라면,
    더 깍아내라 하시면,
    그리 하겠습니다.
     
    그래도 혹여 이 들풀의 소원을 들어주시겠다면
    제 아들이 남들처럼 살게 해 주세요
    저를 온전히 버려야 허락하신다면
    기꺼이 그리 하겠습니다